산업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를 찾아라
성장엔진이 식어가고 있다 왜 우리의 미래 먹거리는 보이지 않을까 묘수가 필요하다 누가 게임 체인저를 만드는가 게임 체인저형 성장동력을 만드는 방법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를 찾아라 제5장 “죽느냐, 사느냐”, 정부의 구조조정 방안을 기다리고 있는 조선소들은 하 루하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조선산업은 한때 세계 1위의 수주량과 건조 량으로 우리나라의 경제를 이끌었던 주력산업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구조조 정으로 이미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었고, 분주한 조선소와 함께 활기가 너무 치던 거제도와 같은 지역들은 활력을 잃은 지 오래다. 조선산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제를 견인해왔던 많은 주력산업이 위 기를 맞았다.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선진국과의 격차는 좀처 럼 좁혀지지 않고 있으며 중국 등 후발 주자의 추격으로 인해 어려움이 더 욱 가중되고 있다.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되어줄 미래 먹거리는 어디에 있을까? 진퇴양난에 빠진 한국 경제에 비해 미국과 중국에서는 새롭게 세계 시장을 개척하고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기존 기업들의 법칙을 깨뜨리고, 무섭 게 성장하며 각 국의 경제를 이끌고 있다. 현재뿐만 아니라 불확실성이 높은 미래 경쟁 환경에서도 기존 성공방식을 벗어나 시장을 새롭게 정의하는 ‘게 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변화를 선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선진국과의 기술격차, 좁은 내수 시장 등의 한계를 극복하고 우리 경제를 새롭게 이끌어 갈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방법 중에 하나는 이러한 기업을 발 굴하고 육성하는 것이다. 익숙한 과거 방식으로는 산업의 판을 흔드는 게임체 인저를 찾을 수 없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야만 하는 특성상 그 가능성을 탐색하는 단계부터 개별 기업 수준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큰 위험이 존재하 기 때문이다. 물론 위험을 해결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기업의 역할이지만 남들보다 부족한 여건 속에서도 끊임없이 혁신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제 공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다. 민간의 투자를 유인하고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촉진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전략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성장엔진이 식어가고 있다 과거 국내 경제성장을 견인하던 주력산업이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산업 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을 기점으로 12대 주력산업 52의 성장세가 모두 낮 아지거나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조철 외, 2016). 특히, 유가 하락과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강, 조선, 석유화학 등 주력 수출업종은 구 조조정이 불가피할 정도로 위기에 처해있다.
주요 주력산업의 생산증가율, 수출증가율의 감소와 동시에 수익성 개선 도 버거워 미래를 대비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자동차, 조 선, 일반기계 산업 등 국내 제조업 분야의 영업이익률은 점점 감소해 2004 년을 기점으로 OECD 회원국 평균보다 낮아졌으며 현재는 신흥국 평균에도 못 미치고 있다. 또한 매출액 대비 원가 비율은 2014년 기준 83%로 선진국의 약 67%, 신흥국의 약 78%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브렉시트(Brexit) 등으로 심화된 시장의 둔화나 하락이 국내 기업의 생산량과 수출 점유율 변화에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금 우리의 주력산업이 직면한 위기는 높은 해외 원자재 의존 비중과 더불어 급 속한 성장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우리를 위협하는 도전자의 등장도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각 국의 비교우위 수출상품을 보여주는 2016년 Product space53에 따르 면 중국과 인도 등의 신흥국이 세계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과 각축을 벌이는 것을 알 수 있다. 1997년부터 비교우위의 상품 수가 증가한 중국은 전기·전 자, 조선, 석유화학, 철강 등의 업종에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분석된다. 그리고 인도는 석유화학과 철강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탄한 내수시장과 보호무역으로 무장한 중국은 우리가 선진국과 격차를 줄여나가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우리를 추격해오고 있다. 공격적인 글로벌 기업과의 M&A와 해외 우수 인력의 영입을 통해 넓은 기술 간극을 단기간에 해결하고 있으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등을 토대로 새로운 제품과 서비 스를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시장에 출시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그동안 우리가 우위를 보이던 분야에서 중국이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었고, 인공지능, 드론 등의 첨단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 선 도국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격차는 앞으로 더 벌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은 세계적인 경기 불황 속에서도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R&D 투자의 증가율은 매출액 증가 율을 상회할 정도이다. 반면 대기업을 포함한 국내 기업의 R&D 투자 증가 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연구개발을 통해 창출된 지식과 기술이 기 업의 성장에 중요한 요인이 되는 시대에 이러한 현상은 국내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R&D 투자에 대한 관심은 줄고 있지만 더디게나마 기술 수준은 계속 향상되고 있다. 그러나 혁신의 성과가 신제품이나 서비스로 이어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국가전략기술의 수준이 향상되고, 우리나라가 보유 한 기술 중 선도그룹에 속한 기술이 늘어나고 있지만 신제품과 신서비스 출 시율은 제조업 5.4%, 서비스업 1.5%로 OECD 28개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 록하였다.
왜 우리의 미래 먹거리는 보이지 않을까 성장동력을 잃어가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원인을 심층 분석하여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빠른 추격자 전략’이 한계에 직 면하고, 오픈 이노베이션이 강조되는 환경에서 협업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 이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제품과 서비스의 수명이 점점 짧아지고, 경영 환경의 변화가 빨라지면서 혁신의 속도가 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따라 기업들도 혁신과 수익 달성에 ‘기술 수용성’과 ‘개발 기간’을 과거에 비해 더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 이 기존 산업과 융합되면서 촉발된 기술 혁신으로 인해 속도 경쟁을 벌이는 분야가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사용자 확산의 속도 56’도 함께 빨라지면서 경 영의 성패가 갈리는 시간이 짧아졌기 때문이다.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꾸준히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고, 융합을 통 한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 하지만 ‘빠른 추격자 전략’으로 새로운 지식을 흡수하던 국내 기업은 오히려 ‘기술 수용성’과 ‘기술 혁신성’이 낮아져 환경변화에 빠르게 반응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는 세계경제포럼(WEF)과 스 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
(IMD)의 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WEF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신기술 흡수 적극성’은 2010년 9위에서 2017년 23위로 추 락하였고, ‘기업 혁신역량’ 순위도 2010년 18위에서 2017년 35위로 내려갔 다. IMD의 ‘기업 혁신역량’ 순위도 2010년 11위에서 2017년 34위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느려진 외부환경 대응력뿐 아니라 R&D 투자 축소와 도전 정신 약화로 인한 ‘핵심 기술 확보 미비’, ‘신사업 기술 개발 부진’ 또한 기업의 혁신동력이 약화된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바 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당면한 가장 심각한 위기로 40.2%가 ‘신산업 개발 부 진’을, 38.5%가 ‘핵심 기술 역량 미비’를 꼽았다(전국경제인연합회, 2016). 또한 개방과 협력을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이 강조되면서 이에 익숙하지 않은 국내 기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과 같이 외부 수요와 환경이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는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모든 기술과 자원을 기업 스 스로 보유하기는 어렵다. 부족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필요한 이유다. 특히, 독자적인 원천기술 개발은 시간이 오래 소요되고, 성 공 여부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기업 스스로 모든 것을 준비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 기업뿐 아니라 중국의 기업까지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장려하여 위험 부담을 공유하고 혁신의 성과를 창 출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외부의 필요한 자원을 결합하여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기보다는 자체적으로 보유한 핵심 역량을 중심으로 신사업을 추진하는 경향 이 강하다. WEF와 IMD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업 간 기술 협력 강 도’와 ‘산학 연구 협력 정도’는 2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을 정도이다. 국내 기 업에는 단기 성과주의로 인해 실패를 두려워하는 문화와 내부 기술 유출에 대한 지나친 우려로 폐쇄적인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국내 기업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이 활발하게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미래의 성장동력을 잃어가는 원인은 비단 기업의 문제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산업계와의 소통이 부족한 정부의 정책 수립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는 기존의 주력산업만으로 미래를 선도하는 국가로 도약하 기 어렵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새로운 산업의 부상을 기대하며 다양한 지원 정책과 기반 구축, 선제적인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성과는 미흡 한 실정이다. 실제 정부의 노력만큼 기업이 새로운 산업으로 진입하는 경우 가 드물고, 민간 부문의 후속 투자가 기대만큼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 돼 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즉, 정부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나 신산업에 대한 전략적인 투자가 부족하고, 산업생태계 관점에서 융합과 연계에 대한 고려 가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부의 정책이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성장동력 분야의 공공 기술개발 성과 역시 산업계의 이전이 활발하지 못하다. 기업은 사업화 대상 기술이나 지식재산권을 확보하는데 정부 R&D의 도움을 크게 받지 못하고,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술무역 수입액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정부 R&D가 시장의 기술 수요를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에서 기업들이 필요한 기술을 해외 기술 도입으로 해소하 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장의 수요가 정부 R&D에 좀 더 적극적으로 반영되어 야 하지만 공급자 중심의 R&D 구조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성장동력과 관 련한 정책과 사업을 추진할 때마다 민간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한다고 하지만 실효성에는 이견이 있다. 부처 간, 업종 간의 칸막이로 인해 R&D 투자가 특정 분야에 집중되고, 사업 참여 절차도 매우 복잡해서 이를 잘 아는 대학, 출연(연), 학회, 협회 등을 중심으로 ‘그들만의 리그’가 형성된 것도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다.
묘수가 필요하다 우리의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찾아야 한다. 우선 세계시장이 어떻게 변하고 있고, 어떻게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넘버원(Number one)이 아닌 온리원(Only one) 시대 디지털화(digitalization)로 인해 그동안 진리로 믿어왔던 ‘수확 체감(diminishing returns)’법칙이 무너지고, ‘수확체증(increasing returns)’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즉, 과거에는 어떤 산업이든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생산량이 더디게 증가하는 것이 당연했지만, 이제는 생산량이 계속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새 로운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수확체증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전통 산업에 ICT를 활용한 지식 서비 스가 활발하게 접목되면서 새로운 지식이 생겨나고, 공유되고 있기 때문이 다. 전화나 인터넷처럼 제품을 소비하는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소비에 따른 효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네트워크 효과’가 전 산업으로 확산되는 것도 주요 원인이다. 그리고 수확체증 현상으로 주도권을 잡은 기업이 누리는 장점이 더욱 커지면서 성공한 기업은 더욱 성장하고, 손실을 입은 기업은 상황이 더 악화되는 ‘승자독식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구글(검색·온라인 광고), 페이스북(소셜미디어·온라인 광고), 아마존이나 알리바바(전자상거래) 등 디지털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을 독과점하는 기업이 승자독식 현상을 주도하는 대 표적인 사례이다
빠른 추격자보다는 혁신적 도전자 수확 체감 법칙이 통용되던 과거에는 ‘빠른 추격자’ 전략이 매우 효과적이었지만 승자독식 환경에서는 한계가 있다. 시장에 먼저 진입한 기업이 이미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와 평판을 바탕으로 소비자를 확보하고, 수확체증 효 과를 누리게 되어 경쟁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때문이다. 특 히, ‘소비자 고착 효과(Lock-in effect) 57’로 인해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나와도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이 많아지고 있다. 그리고 벤치마킹을 통해 짧은 시간에 기능을 모방하고, 생산을 효율화할 수는 있지만 경쟁사가 이미 고객과 만들어 놓은 가치 기반의 네트워크는 단기간에 복제 가 불가능하다. 때문에 후발주자가 시장에서 성공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하지만 최근 기존 법칙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여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 나가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기업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후발주자의 불 리함을 극복하고, 시장을 선도하고 있던 기업을 앞지르는 사례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는 야후보다 검색 서비스 시장에서 야후보다 후발주자였던 구글, 노키아보다 스마트폰 사업에 늦게 뛰어든 애플, 유통업계에서 월 마트보다 후발주자였던 아마존이 있다. 이들은 혁신 기술 기반의 제품과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산업의 새로운 판을 만들었고, 결국 시장을 선도하는 기 업으로 성장하였다. ‘룰 메이커(Rule maker) 58’가 만들어놓은 규칙의 단점을 활 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룰 브레이커(Rule breaker)’ 전략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세계를 선도하는 게임 체인저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빠른 추격자’ 전략으로 시장에서 살아남았지만 이 제는 ‘혁신적 도전자’가 되어야 할 때이다. ‘혁신형 도전자’ 즉, 후발주 자였어 나 산업의 판도를 바꿔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게임 체인저’들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 우리의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온라인·모바일 검색과 광고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구 글은 대표적인 게임 체인저라고 할 수 있다. 구글은 독자적인 검색엔진을 통 해 ‘세상의 모든 물음에 답을 줄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PageRank 알고리즘 59’을 적용한 구글의 검색엔진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엄청난 속도로 사용자가 원하는 페이지를 찾아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지금은 당연한 결 과이지만 과거 사용자가 관심이 있는 정보보다 ‘쓰레기 정보’가 더 많이 검색되던 시절에는 획기적인 서비스였다. 그리고 사용자가 입력한 검색어에 따라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텍스트 광고인 ‘애드워즈(AdWords)’와 ‘애드센스(AdSense)’를 통해 온라인 광고시장도 선점하였다. 기존 온라인 광고를 선점하고 있던 야후의 배너 광고는 불특정 다수에게 광고를 제공하며 비용 대비 효과 가 떨어진다는 사용자들의 불만을 듣고 있었다. 이에 구글은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타깃 계층에게 광고를 합리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하여 기 존 시장의 판을 뒤집었다. 1994년, 인터넷 서점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전자 상거래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아마존도 게임 체인저형 혁신 사례 중 하나다.
아마존은 낮은 이익, 저렴한 서비스, 문어발식 확장 등으로 기존 기업의 성 공 법칙을 깨뜨리며 성장하고 있다. 기술혁신을 통해 온·오프라인과 정보기 술(IT) 물류 등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하기 때문이다. 물류창고를 운영하는 로봇 시스템인 ‘키바(Kiva)’를 도입하고, 다양한 유통 채널 60을 활 용하여 배송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였고 물류비용 절감뿐 아니라 서비 스의 질도 향상했다. 단순히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 주문 과정의 혁명적인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대시(Dash)’버튼과 인공지능 스 피커인 ‘에코(Echo)’를 통해 물품의 주문 방법을 더욱 편리하고 직관적으로 구 현하였다. 대시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주문과 결제가 한 번에 완료되고, 에코는 목소리만으로 모든 주문 과정을 해결할 수 있게 도와준다. 특히, 에코에 는 새로운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탑재되어 단순히 주문할 때만 이용하는 도 구가 아니라 IoT 허브이자 차세대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혁신 기업의 대표주자인 애플의 사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애플은 경영 자의 명확한 목표 설정과 탁월한 설계 능력을 바탕으로 ‘스마트 모바일 디바 이스’ 시장을 창출하고 선점하였다. 특히, ‘아이팟(iPod)’과 ‘아이폰(iPhone)’을 통 해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하였다. 아이팟은 MP3 플레이어에 온라인 음악 판매 서비스인 ‘아이튠즈(iTunes)’를 덧붙여 기존 음악 산업의 구조를 파괴하였다. MP3 플레이어는 한국의 벤처기업이 처음으로 개발하였지만 음 원이 디지털화되어 온라인상으로 유통되기 시작한 음악 산업의 중요한 변 화를 주도하지는 못했다. 아이폰의 경우에도 ‘앱스토어(App store)’를 세상에 내놓으면서 한동안 미진했던 스마트폰의 폭발적인 성장을 주도하였다. 하드
웨어 중심이었던 IT 산업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온라인 중심이었던 콘텐 츠를 모바일 중심으로 이동하는 계기도 만들었다. 또한 앱스토어를 통해 소프트웨어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호 이익을 보장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보다 사용자 친화적인 플랫폼을 제공하여 콘텐츠 소비 시장의 패러다임 자체를 변화시켰다
누가 게임 체인저를 만드는가 이렇듯 게임 체인저를 만드는 것은 결국 기업들의 끊임없는 노력이다. 구글과 아마존, 애플의 사례도 피나는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구글은 철저하게 고객 중심으로 기업의 가치를 두고, 끊임없이 혁신적인 시도를 추 구하였다. 단기적인 수익 창출을 위한 제품, 서비스 개발보다 사용자의 갈망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간 것이다. 아마존도 손쉬운 주문 과정과 낮은 가 격, 제품군 확대, 빠른 배송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결국 소비자의 편익을 극대화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애플 역시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품화했고, 결국 ‘창조적 파괴’가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러한 게임 체인저들이 탄생하기까지는 이러한 기업의 노 력과 함께 잘 알려지지 않은 국가의 지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대표적으로 미 연방정부는 애플, 구글 등이 세계를 선도하는 게임 체인저로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애플이 탄생시킨 혁신적인 제품들의 주요 핵심기능은 과거 미 연방정부에서 선제적으로 개발한 기술이 바탕이 되어 다. 특히, 아이팟과 아이폰, 아이패드의 핵심 기능들은 과거 미 국방부를 비롯한 다양한 국가기관에서 추진했던 연구의 결과물이었다. 예를 들면, 아이팟과 아이폰의 혁신을 이끈 대표 기술인 터치스크린도 국가에서 지원한 기초·응용 연구의 성과였다. 오늘날 애플 iOS 제품의 터치스크 린 기술의 핵심은 국립과학재단과 미 중앙정보국의 지원을 받던 교수와 대 학원생이 개발한 멀티터치 스크롤링과 제스처 인식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다. 즉, 정부의 자금이 수십억 달러 가치의 휴대용 저장장치 산업에 혁신을 일으킨 것이다. 사용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한 애플은 연 방정부가 지원한 R&D의 성과를 활용해서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시장을 선점하게 되었다.
의 방위 고등 연구 계획국(DARPA; 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의 연구 성과는 많은 게임 체인저들이 탄생하는 데 기여했다. 구글의 구글맵과 마이 크로소프트의 윈도 운영체계, 구글·애플·우버가 개발하고 있는 자율 주 행 자동차, GE의 디지털 X-ray 등이 DARPA의 연구 성과를 활용해 관련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와 같이 미 연방정부가 게임 체인저를 육성하는 데 숨은 영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산업정책이 기업의 투자 불확실성을 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미 연방정부는 첨단 부문에 초점을 맞추어 R&D를 지원하되, 개발과 성과에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그러므로 기업은 직접 기술 혁신에 투자하면서 감수해야 할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이처럼 국가, 정부 기관을 통한 전략적인 R&D 투자와 정부 조달은 산업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최성호, 2016). 미국에서는 DARPA 외에도 국방부, 연방 우주 항공국(NASA), 국가 과학재단(NSF), 국가표준기술원(NIST), 국립보건연구원(NIH) 등이 기술 개발과 조달을 통해 기업의 기술혁신에 이바지하고 있다.
게임 체인저형 성장동력을 만드는 방법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이 위기에 직면한 이 시점에서 국내 기업도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되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생 존 경쟁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스스로 게임체인저가 되기에는 위험 부담이 큰 상황이다. 개별 기업이 독자적으로 감당하기 어렵고, 위험성이 큰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 정부도 나서야 한다. 정부는 미래 수요를 바탕으로 기술과 상품의 변화를 예측하여 위험성은 높지만 파괴적인 혁신이 예 상된 분야의 R&D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초기 시장을 형성할 수 있도 록 지원해야 한다. 즉, 아이디어 발굴에서 사업화나 상업화 단계까지 정부 R&D를 통해 게임 체인저형 성장동력을 육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의 마련 이 절실하다.
수요를 고려한 문제 발굴 먼저 정부 R&D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정의하고, 발굴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미래 수요와 시장 수요, 기술 트렌드에 대해 상시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체계가 있어야 한다. 즉, 시장과 산업, 미래 수요를 반영한 문제를 발굴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기존의 추격형 성장전략을 탈피하려면 미래를 정확히 내다보고, 정책을 결정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확보해야 한다. 미래 이슈에 대한 탐색과 분석을 상시적으로 수행하고, 이를 정부와 기업을 비롯한 정책의 이해관계자 또 는 대중과 공유해야 한다. 이를 위해 HSC(Horizon Scanning Center) 61와 같은 미래 이슈 분석을 위한 전문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수요지향형의 도전적인 연구 과제를 발굴하기 위해 상시적으로 민 간의 의견을 듣고,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IBM의 이노베이션 잼(Innovation JAM) 62과 같은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 프로그램을 정부의 R&D 기획 과정에도 도입하여 다양한 관계자들이 특정 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도 시도해볼 수 있다. 국내 기업의 정서를 고려하여 꼭 ‘해 야만 되는’ 도전적인 목표를 정부와 함께 발굴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기술 분야별로 산업 생태계에 대한 최신의 동향 정보와 지식을 갖춘 ‘(가 칭) Techno-scout’을 양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기술 분야별, 사회 이슈별로 기업뿐 아니라 국내외 대학, 연구기관, 벤처 등이 참여하는 오픈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Techno-scout’을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Techno-scout’을 통해 기술과 산업을 아우르는 정보를 수집하고 도전적인 과제의 기획이나 선정평가, 연구책임자로서 역할을 부여하는 체계를 함께 갖춰야 한다.
시행착오에서 배우는 도전적 과제 추진 정부는 융·복합을 통한 혁신과정에서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위험을 줄여 주고, 연구성과뿐만 아니라 실패의 경험도 공유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정부에서 도전적인 과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기 업이 다양한 시도 속에서 혁신 역량을 축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 요하다. 이렇듯 ‘시행착오형’의 도전적 과제를 신설하고, 추진하기 위해서는 먼저 어떤 방식으로 어떤 목적을 가지고 과제를 추진할지 깊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기존의 연구체제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추진 되고 있던 고위험·고수익 연구를 보완하는 형태로 ‘시행착오형’의 도전적 과제를 추진해야 한다. 즉이 과제는 기존의 연구를 보완하지만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필요한 구 체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에 집중하는 형태가 될 수 있다. 구체 적으로는 문제 해결에 필요한 제품, 서비스의 기능과 성능을 Top-down 방 식으로 제시하고, 이를 해결하는 연구 아이디어는 Bottom-up 전략을 취하는 것이다. 이는 혁신과 경제성장을 이끄는 게임 체인저를 양성하는 데 기여 한 DARPA의 방식이다. 그리고 시행착오형 도전적 과제는 기초연구와는 달리 빠른 시간 63에 문제 해결에 필요한 새로운 능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서는 안정적으로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지속적으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는 방안도 함께 필요하다. 도전형과 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예측 가능하고, 일정한 국가 예산이 필요한 것이다. 미국 DARPA의 경우에는 도전형 과제를 지원하기 위해 연평균 30 억 달러의 예산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과제는 소규모의 장기 투자보 다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투자하여 연구 성과를 창출하는 지원 방식이 더 적합하다. 이 역시 DARPA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DARPA는 과제 당 1 천만 달러에서 4천만 달러까지 집중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이러한 재정 지 원은 연구책임자의 관리하에 자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Grant 방식으로 지원하는 것이 적합하다. 실패와 성공의 경험을 통한 지식이 축적돼고, 공유될 수 있도록 과제의 특 성을 반영한 평가방법을 도입하는 것도 중요하다. 혁신적인 시도를 중심으로 하는 과제의 특성상 기술적인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기술이전과 사업화실적 등 직접적인 목표달성을 위주로 평가하는 방식을 탈피해야 한다. ‘와해성 혁신에 부합하는지’ 또는 ‘개발 가능성이 변화하였는지’ 등이 평가기준이 되 어야 한다. 또한 실패를 허투루 넘기지 않고, 이에 대한 지식을 축적할 수 있도록 연구 수행 중에 발생한 경험치를 공유할 수 있는 체계도 함께 필요하다.
안정적인 시장 진입을 위한 지원 마지막으로는 새로운 기술이 ‘다윈의 바다(Darwinian sea) 64’를 넘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는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 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기업이 불확실한 시장을 바라보고 바로 R&D에 뛰어들기는 어려 우므로 공공조달을 활용하여 새로운 시장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 다. 이러한 관점에서 정부는 연구 발주 이전 단계에서 혁신적인 기술을 제안받아 계약자를 선정하는 ‘공공혁신 조달’ 시스템을 도입한 바가 있다. 하지만 현재 참여 대상이 중소, 벤처기업으로 한정되어 있다. 혹독한 세계 시장에 서 생존할 수 있는 기업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시장 보호정책도 중요하지만 다 양한 주체가 신기술의 개발과 실증 단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참여 대상의 확대가 필요하다. 기업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감수하는 위험뿐만 아니라 창업 시 직면하는 위험도 정부가 함께 공유하고, 경감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도 전형 과제가 기술 개발에서 끝나지 않고, 시제품 제작, 인증, 시험 분석 등 창업 전 단계의 과정을 거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사 업화 과정을 지원하는 하드웨어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창업 인력에게 도움이 되는 회계, 세무, 마케팅, 무역 등의 교육을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급 인력들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실패의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주고, 도전을 선호하는 환경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실 패해도 제기할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창업 인력에 대한 주거, 보육, 의료 등 기본적인 생계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코인 핀테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방분권시대,혁신성장은 지역주도로 (0) | 2022.11.04 |
---|---|
Post-PBS 시대,사람 중심의혁신 시스템을 그리다 (0) | 2022.11.01 |
법!기계와 인간이 공존하는 미래에 대비하라 (0) | 2022.11.01 |
미래인공지능 산업혁명,장밋빛 전망에감춰진 대비 (0) | 2022.10.30 |
4차 산업혁명, 미래 일자리 변화에 준비된 인재는 (0) | 2022.10.30 |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