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정책 제언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정책 제언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Joseph Alois Schumpeter)는 기술혁신이 새로운 경 기 순환을 만들어낸다고 하였다. 또한 기존의 것을 부수고 새로운 패러 다임을 만들어내는 창조적 파괴만이 자본주의 경제에 역동성을 불어넣는다고 하였다. 블록체인은 창조적 파괴로 경제와 사회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생산성을 높여줄 혁신적인 기술이다. 다양한 영역의 중앙 집중화된 시스템을 분산하여 시간과 비용을 절감해줄 뿐 아니라 일하는 절차까지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다. 또한 블록체인은 성장 잠재력이 큰 유망 기술이다. 전문가들은 블록체인 시장이 향후 5년 간 10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우리나라는 국내 중소기업과 소프트웨어·통신기업을 중심으로 기술 발전과 시장 활성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2018년 기술영향평가에서는 이러한 블록체인 기술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된 미래에 우리 경제와 사회, 문화 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알아보았다. 4개월 동안 다양한 전문가와 시민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블록체인 기술이 경제·윤리·사회·문화·환경 분야에 미칠 영향과 대응 방안을 논의하였으며, 다음과 같은 정책 제언을 도출하였다. 기술 개발과 표준화 추진 블록체인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다양한 산업 분야에 안정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블록체인 기술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은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인 암호화 기술, 에너지를 절감하면서도 합리적인 합의 알고리즘 방식 등이 있다. 정 보 노출로 인한 프라이버시 침해와 ‘잊힐 권리’ 문제, 의도적 합의 조작 등 블록체인 기술에서 우려되는 부작용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하여야 한다. 또한 블록체인은 다양한 산업에 적용될 수 있는 범용기술이기 때문 에 각 산업에 특화된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것 또한 필수적이다. 예를 들면 의료 분야와 같이 개인정보를 다뤄야 하는 산업에서는 프 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환자의 진료 정보를 투명하고 편리하게 공유할 수 있는 온 체인/오프 체인(on-chain/off-chain) 혼합 기법이 논의되고 있다.

 

온 체인/오프 체인 혼합 기법은 민감한 개인정보를 중앙이나 개인 서버에 저장하고 퍼블릭 블록체인에는 요약 정보만 올려두는 것이다. 물류 분야의 경우 여러 단계를 거치는 물류 이동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사 람의 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IoT 기술과 접목하는 것이 필수다. 금융 분야에서는 블록 생성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하여 확장성을 확보하 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사이드체인(side chain)이나 합의 방식 전환등,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구 외에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획기적 기술 개발 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전문 연구 인력의 양성도 요구된다. 블록체인을 상 용화하고 다른 산업에 융합하여 적용하기 위해서는 표준화 문제도 중요하 다. 국내 표준은 물론 공인된 국제 표준을 획득하는 활동도 적극 지원해야 한다. 먼저 할 일은 산업이나 서비스, 기술 등 다양한 관점에서 필요한 블록체인의 표준을 만드는 것이다. 특히 물류·유통·의료 등 각 산업의 상황에 맞게 협의나 호환이 쉬운 방식으로 표준화를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단, 플랫폼 기술과 같은 기반 기술에 특정 기업의 독과점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다양한 산업에서 자유롭게 활용하고, 개발할 수 있는 오픈소스 기반의 통합 플랫폼 구축이 유도되어야 할 것이다. 국제 표준을 주도하기 위한 노력 또한 기울여야 한다. ISO(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나U(InternationalTelecommunication Union) 등 국제 표준화 커뮤니 티에 더욱 활발히 참여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나설 필요가 있다. 동 시에 민간기업 전문가에 대한 표준화 관련 교육도 이루어져야 한다. 기 술 개발 정책과 표준화 전략이 동시에 유기적으로 연계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통해 개발된 기술이 실용화되고 확산되어 세계 시장을 주도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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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블록체인 기술 수준

우리나라 블록체인 기술의 세계 속 위치는 어디쯤일까?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 준의 블록체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의 기술 수준을 100% 로 봤을 때 우리나라의 기술 수준은 76.4%이며, 기술격차는 2.4년으로 조사되었 다. 주요국의 기술 수준은 유럽 96.0%, 일본 84.8%, 중국 78.9%으로 나타났다. 한편 우리나라를 제외한 주요국들의 최고 기술보유국인 미국과의 기술격차는 유럽 0.5년, 일본 1.3년, 중국 1.8년이었다. 또한 기술 수준은 특히 사업화 연구(78.4%) 보다 기초연구(75.4%)와 응용연구 (75.4%) 분야에서 더 부족하였다. 그 격차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여 우려된다. 미국과 유럽의 기술 발전 경향은 탄탄한 상승세를 보였고 중국이 급상승하며 그 뒤를 바짝 쫓고 있으며, 일본과 한국은 상승세에 있지만 그 속도가 느린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법·제도 정비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때는 기존에 존재하는 법과 제도와 상충할 가 능성이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가 나타났을 때 기 존의 법·제도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지 미리 살피고 발굴하여 필요한 법령을 제정하거나 규제를 고쳐 나간다면 블록체인 기술은 더욱 원활히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특히 계약이나 거래, 정보 저장 등에 폭넓게 활용될 전 망이다. 블록체인에 각종 정보를 기록할 때 적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확 립하여야 사회적 혼란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명확한 가이드라인 설정과 관련된 법과 제도의 정비는 기술의 산업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블록체인 기반 계약·거래 및 정보 저장을 위한 점검 대상(예) 구분 분야 점검 대상 거래 전자 거래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에 분산 저장된 기록의 법적 효력 ※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에 전자문서로 명시 부재 전력 거래 개인 간 전력 거래의 허용 ※ 「전기사업법」 상 개인의 전력거래 불가 소유권 부동산 등기부에 등재되지 않고 블록체인에만 기록된 거래에 대한 부동산의 법적 효력 ※ ‌ 「부동산 등기법」 상 등기로 인정되지 않고, 이에 따라 「민법」상 부동산 물권변동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 존재 정보 및 콘텐츠 업로드된 정보 및 콘텐츠에 대한 권한 설정 ※ 업로드된 정보의 활용 내역, 콘텐츠 열람 기록 등의 추적은 가능하나, 업로드한 개인에게 관리 처분권(관리하고 처분할 수 있는 권리)이 귀속되지 않으므로 그 개인을 「민법」상 위 정보의 소유권자로 보기 어려움 정보 기록 정정 및 삭제 「개인정보보호법」, 「전자금융거래법」 등에서 요구하는 정보 수정 및 삭제 권리와 상충.

 

 

한편으로는 무분별한 기술 도입으로 사회가 혼란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도 록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ICO 분야에서 는 창업을 활성화하고 책임감 있는 사업을 수행할 수 있으면서도 일반인 투 자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규제를 점검하고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블록체인 기반의 보상 체제나 암호화 자산 유통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면 가상통화의 유통 체계도 건전하게 자리 잡을 것이다.

디앱 개발을 할 때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블록체인상에는 최소한의 데이터만 저장하고 개인 식별정보와 같은 민감한 정보는 오프라인으로 저장을 하는 등의 기술적인 대안을 찾아내는 것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규제와 가이드라인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여 생길 수 있는 충격을 최 소화하는 방향으로 설정되어야 한다. 이때 국내의 미약한 처벌, 책임 회 피 문화 등과 같은 사회·문화적 환경도 적극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산업 활성화를 저해하거나 국내 인재나 자금 유출을 유도하는 규제는 완화하되, 문제 발생 시 책임을 강화하는 등 국내 환경에 걸맞은 합리적인 제도 수립에 대한 고민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정책 제언

사회적 혼란 방지 기술 도입 및 운영에 따른 비용과 시행착오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존 시스템 대비 기술적 효용을 철저히 분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고 운영할 때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법 또는 제도 측면에서 관련 서비스를 도입할 기반이 마련되어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고 운용되고 있는지 다양한 사례를 연구한다면 어떻게 하면 기술을 효율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형태의 범죄가 발생할 수도 있고, 적절한 규제 없이 기술을 도입하다 보면 사회적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를 조정하고 중재할 수 있도록 법률적 제재 방안이나 실효성 있는 관 리·감독 기구를 마련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은 장밋빛 기대와 함께 두려움과 거부감도 일으킨다. 더고 나 블록체인 기술은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과열과 함께 알려지기 시작하였기 때문에 부정적인 인상이 강하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지나치게 부 정적인 인식은 관련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교육이나 홍보를 실시하여 기술에 대한 정확 한 정보를 제공하고 폭넓은 이해와 공감대를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자면 일반국민이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더욱 친숙하고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 교육을 시행하는 것이다. 고령자 등 기술 취약 계층도 손쉽게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접할 수 있도록 안내와 교육이 필요하다. 일반 국민들에게는 기술을 악용한 불법 행위와 관련된 피해 사례와 관련 법률에 대한 정보를 안내하여 만의 하나라도 불법 행위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ICO 투자 사기가 증가하자 일반 국민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교육용 웹 사이트를 만들었다. 이 웹사이트는 방문자가 ICO 투자를 시도하면 관련 사기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교육 페이지로 안내되도록 만들어져 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도 새로운 기술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을 미 리 예측하고 그에 대한 피해를 막는 방법을 다양하게 강구할 필요가 있다.

각종 블록체인 관련 범죄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모니터링 체계 또한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블록체인을 겨냥한 해킹 등의 사이버 공 격이나 비정상적인 가상통화 거래나 투기도 효과적으로 걸러낼 수 있을 것이다. 비(非) 검증 콘텐츠를 유통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대응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도 필요하다.

 

산업 활성화 대부분의 국내 블록체인 사업들이 기술적인 가능성을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러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계를 뛰어넘어 시장 확산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공공 분야에서 기술을 선도 적으로 적용하여 모범사례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공공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시범사업을 수행한다면 기술적·사회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미리 알아볼 수 있다. 민간에 적용 가능한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를 선제적으로 확보한다면 향후 발생 가능한 여러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먼저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기술의 도입과 확산을 최적화시키는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도 시급하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 반으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산업 생태계란 한 산업 안에서 공존하고 성장하기 위해 공공 부분과 기 업, 개인이 서로 의존하고 상호작용하는 관계를 말한다.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것은 블록체인 전문가와 비즈니스 아이템 기획자, 자금 지원 네트워크 등을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협 업 환경이다. 이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 창업이 활성화되는 것을 도울 수 있다. 블록체인 클라우드 서비스(Blockchain as a Service, BaaS)*와 같은 오픈 소 스 기반의 플랫폼도 구축해야 한다. 더불어 5G, 공공 wifi 등 블록체인 기술 발전을 위한 공공 인프라 또한 중요하다. 이러한 생태계가 조성되면 초기단계의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도 부담 없이 블록체인 산업에 진 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다양한 산업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과 그로 인한 산업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일자리의 변화를 가져온다. 블록체인 기술의 도입도 일자리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 다. 새로 생기거나 늘어나는 일자리는 없는지, 사라지는 일자리는 없는 지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재 양성이나 인력 재교육을 위한 방안 등의 대책 역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가상통화 투자에 대한 거품이 걷힌 지금이 블록체인 기술의 성장 가능 성과 잠재력에 집중할 때이다. 블록체인은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고 응용될 수 있는 범용 기술이고,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다. 이번 2018년 기술영향평가 결과가 우리나라의 블록체인 기술 강국 도약에 소중한 발판이 되길 기대해본다.